0904
1. 산책
아침에 눈을 떴는데 날씨가 정말 맑았다. 얼마만에 보는 청명한 하늘인지.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어디든 놀러갔겠는데 그럴 수도 없고. 하지만 집에만 있기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고 있던 동생을 깨워서 동네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집 바로 근처에 동네 산이 있어서 산 입구 초만 가볍게 돌았다. 간간히 등산객들도 보였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꼭 비가 오지 않아도 날씨가 줄곧 흐렸는데, 파란 하늘 아래 햇빛에 반짝이는 녹음을 보고 있자니 머릿속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더위도 많이 수그러들어서 정말 산책하기 좋은 날씨였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밤 사이 큰 비가 내리고 난 뒤라 공기도 깨끗했는데, 마스크 때문에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는 것. 코로나는 도대체 언제나 끝나려나.
2. 강아지
마지막으로 키우던 아이를 무지개 다리 건너보낸 후 2년이 지났다. 다른 강아지를 보면 귀엽다고 생각하면서도, 몇 달 전까지만해도 강아지별로 간 그 친구를 생각하면 도저히 다시 생명에게 정을 줄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다시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정말 무거운 일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어서, 이 마음이 단순히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아끼고 싶다는 이기의 발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망설이고 있다. 그래서 포인핸드 어플에서 보호중인 아이들의 사진을 가끔 보고만 있는데, 앞으로의 삶이 불투명한 생명들을 보고있자면 마음이 흔들린다. 이기심의 발로라도, 정말 후회없이 책임으로 돌봐주면 되지 않을까.
3. 엉뚱한 책
요새 제너레이션 킬에 다시 빠지면서 제대로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 군대 관련된 책을 이것저것 지르고 있는데, 너무 아무거나 사서.. 엉뚱한 책이 와버렸다. 나름 목차 보고 고른다고 골랐는데, 정말 군입대 준비하는 사람이 공부하는 영어학습교재였던 것이다. 나는 그냥 군사용어 관련해서 공부를 하고 싶었던 것 뿐인데... 게다가 4권이나 주문해버리는 바람에 졸지에 군입대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_-;; 그냥 영어공부 한다고 생각하지 뭐, 라는 마음으로 반품은 하지 않을 것이나.. 책을 주문할 때는 신중하게 고릅시다..